'오즈의 마법사' 하면 언제나 밝고 환상적인 세계를 떠올렸습니다. 어린 시절 TV에서 봤던 색색의 벽돌길, 에메랄드 시티, 그리고 착한 마녀와 나쁜 마녀의 단순한 구도. 하지만 [위키드: 파트 1]은 그 이야기를 완전히 뒤집고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사악한 마녀'로 불리는 엘파바의 과거와 글린다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악'의 기원이 무엇인지 묻는 이 영화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슬프고도 뜨거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마법보다 더 현실적인 타인의 시선, 편견, 권력, 외로움, 그리고 진심을 이야기하며 사악한 마녀 엘파바는 초록색 마녀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인간적인 마녀였다는 것을 말입니다.
영화 줄거리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를 지닌 채 태어난 아이였습니다. 남들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태어날 때부터 낙인이 찍힌 그녀는, 어머니의 외도로 인해 태어난 '예정에 없던 아이'였고, 아버지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외면 당한채 자랐습니다. 엘파바는 여동생 네사로즈를 돌보며 그림자처럼 여겨집니다. 그녀의 초록색 피부는 단지 외형의 특이함이 아니라, 모두가 외면하고 두려워하는 진실의 색이었습니다. 여동생을 돌보기 위해 따라간 마법 학교에서 엘파바는 우연히 글린다와 룸메이트가 됩니다. 글린다는 엘파바와는 정반대의 인물로 금발의 아름다운 외모, 사교적인 성격, 모두의 인정을 받는 사랑스러운 소녀입니다. 마법사가 되고 싶었던 글린다와 엘파바는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충돌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상대의 세계를 들여다보기 시작합니다. 글린다는 엘파바의 정의감과 따뜻함에 감동하고, 엘파바는 글린다의 순수하고 착한 마음을 발견합니다. 그렇게 우정은 상처 위에 피어나고 둘은 친구가 됩니다. 마법사가 되는 교육을 받던 중 엘파바는 재능을 인정받고 오즈의 마법사에게 특별 초대를 받아 에메랄드 시티로 향하게 됩니다. 처음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게 된 엘파바는 그의 명민함과 카리스마에 매료되지만, 곧 동물들의 말할 권리를 박탈하고, 권력을 위해 거짓을 진실처럼 꾸미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엘파바는 이에 반기를 들고, 진실을 알리려 하지만 오히려 반역자로 몰립니다. 그녀는 체제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고, 대중은 그녀를 '나쁜 마녀'라고 부릅니다.
초록색 마녀 엘파바
엘파바는 태어날 때부터 소외된 존재로 출발하지만, 그 소외가 그녀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결국에는 '세상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맞닥뜨리는 변화의 주체가 됩니다. 그녀의 각성은 사회적 억압에 맞서는 저항의 서사이자 자기 존재의 가치를 긍정하는 감정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탄생의 오명: 엘파바는 왜 이상한 아이 인가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를 갖고 태어납니다.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주변으로부터 혐오와 차별을 받습니다. 심지어 어머니의 불륜과 아버지의 외면 속에서,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는 낙인을 안고 자랍니다. 이 트라우마는 엘파바를 내성적이고 경계심 많은 인물로 만듭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차별은 그녀를 일찍부터 도덕과 정의에 민감한 사람으로 성장시킵니다. 마법 학교에서도 그녀는 우수한 실력을 가졌지만, 겉모습으로 인해 주목받지 못합니다. 사회가 외면한 사람이기에 그녀는 소외된 존재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권력과의 조우: 마법사의 진실을 마주하다
엘파바 인생의 전환점은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는 순간입니다. 처음에는 인정받고 싶다는 열망으로 그를 만나지만, 그가 동물의 말할 권리를 박탈하고 사회를 통제하려는 독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충격을 받습니다. 그 순간, 그녀는 이 사회가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며, 권력은 진실을 왜곡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것이 엘파바의 첫 번째 각성입니다. 그녀는 이후 마법사의 권력에서 벗어나 스스로 옳다고 믿는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는 단지 체제에 대한 반항이 아니라, '나는 더 이상 인정받기 위해 내 신념을 버리지 않겠다'는 자기 선언입니다.
'나쁜 마녀'가 된다는 것: 사회가 이름 붙인 악역
엘파바는 동물들을 보호하고 진실을 밝히려 했지만, 그녀의 행동은 곧 '나쁜 마녀'라는 낙인으로 되돌아옵니다. 기득권을 위협한 그녀는 사회로부터 추방당하고 진실은 왜곡되고 대중은 그녀를 공포의 상징으로 소비합니다. 하지만 엘파바는 더 이상 억울함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녀는 분노를 품되, 그 분노를 행동으로 승화시킵니다. 이전까지는 세상이 자신을 오해한다고 느꼈지만, 이제는 그 오해를 도구로 삼아 세상의 위선을 드러내는 '상징적 존재'가 되기로 선택한 것입니다.
엘파바의 본성: 자유, 진실, 그리고 사랑
엘파바의 본질은 거짓과 위선에 침묵하지 않는 자입니다. 그녀는 세상이 자신에게 붙인 악역의 이름을 받아들이되, 그 이면에서 스스로의 진실을 포기하지 않는 힘을 지녔습니다. 엘파바는 '악함'조차 스스로의 언어로 다시 쓰는 존재로 정의롭고 뜨겁고, 때로는 격렬하고 거칠지만 누구보다 진심으로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엘파바는 세상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기를 거부합니다. 대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싸우고, 살아갑니다. 그녀의 각성은 단순히'정의의 사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존재로서 끝까지 자신을 사랑하고, 믿는 것을 지키는 길입니다. 엘파바는 더 이상 초록 마녀가 아닌, 진실에 끝까지 충실한 한 인간의 이름입니다.
금발의 파퓰러(Popular) 글린다
영화 [위키드: 파트 1]에서 글린다의 변화는 단순한 외형이나 사회적 위치의 변화가 아닌, 내면의 각성과 도덕적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녀의 여정은 "인기 있는 금발 마법소녀"에서 시작하여, 점차 자신의 욕망과 사회의 기대 사이에서 진정한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펼쳐집니다.
좋은 사람이라는 가면
영화 초반의 글린다는 화려하고 밝으며, 인기 있고 사교적인 존재입니다. 샤이니하고 긍정적인 겉모습은 그녀가 진정한 선을 상징하는 인물처럼 보이게 하지만, 사실 그녀는 사회적 승인을 갈구하는 인물입니다. "I'm Glinda the Good!"이라고 소개할 때조차, 이는 '내가 정말 선한 사람이니까'가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라는 의도가 강하게 배어 있습니다. 이 시기의 글린다는 마법 학교에서 권력을 가진 이들과 잘 지내며, 타인의 인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합니다. 엘파바와의 만남 이전까지 그녀는 타인과의 깊은 정서적 교류보다는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엘파바와의 만남: 균열의 시작
엘파바라는 존재는 글린다에게 자신의 내면을 직면하게 만드는 '거울'입니다. 처음엔 엘파바를 우스꽝스럽고 촌스러운 존재로 여겼지만, 점차 그녀의 똑똑함, 정의감, 진실함에 끌리게 됩니다. 이때부터 글린다는 진짜 '좋은 마녀'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품기 시작합니다. 엘파바가 동물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장면에서 글린다는 처음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지만, 양심의 찔림을 느끼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의 침묵이 곧 부정의에 가담하는 행위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글린다의 변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
글린다의 여정은 겉으로 드러나는 '착함'과 진정한 '선함'의 차이를 말해줍니다. 그녀의 변화는 "착하게 보여야 해"에서 "나는 누굴 위해, 무엇을 지키고 싶은가?"로 중심이 이동하는 과정이었고, 그것은 결국 엘파바를 통해 비친 자신의 진실한 자아를 발견해 가는 길입니다.
내면을 비추는 거울 피에로 티그라스
피에로는 단순한 로맨스의 대상으로 그치지 않고, 두 주인공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 같은 인물로 작용합니다. 그는 '누가 옳은가'라는 질문보다 더 근본적인, '누가 진실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존재이며, 결국 이야기를 윤리적, 정서적으로 확장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피에로는 엘파바와 글린다 사이의 삼각관계 중심에 선 인물일 뿐만 아니라 기존 오즈 체제에 회의를 품은 제3의 시선을 가진 '자유 의지'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겉으로는 완벽한 왕자, 하지만 속은 복잡한 인물
피에로는 처음 등장할 때, 마치 디즈니의 전형적인 왕자처럼 그려집니다. 잘생기고, 자신감 넘치고, 귀족 출신에 말솜씨까지 좋습니다. 그러나 그는 점차 기존 체제의 허위와 허영에 질려 있는 인물임이 드러납니다. 그는 처음에는 글린다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엘파바의 진실하고 강단 있는 태도에 매료되며 마음이 움직입니다. 이것은 단지 '새로운 사랑'이 아니라, 피에로 자신이 오랫동안 외면해 왔던 내면의 진실에 눈을 뜨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엘파바와의 관계: 두려움을 넘어 사랑으로
엘파바는 처음에 피에로의 호의를 경계합니다. 그녀는 늘 자신의 외모와 주변의 편견으로 인해,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멀어져 있던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피에로는 그런 겉모습을 신경 쓰지 않고, 엘파바의 사고방식과 행동, 용기에 감탄합니다. 이러한 관계는 엘파바가 자신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자각하게 만들며, 그녀의 정체성과 인간성에 대한 긍정적 각성으로 이어집니다.
글린다와의 관계: 체제에 순응하는 사랑의 그림자
피에로는 한때 글린다와 약혼하지만, 그 사랑은 완벽하게 맞춰진 퍼즐 같으면서도 어딘가 공허합니다. 글린다는 사랑보다는 '사회의 인정을 받는 관계'를 추구했고, 피에로 또한 처음엔 그러한 기대에 따르려 했습니다. 하지만 엘파바와의 만남 이후 그는 글린다의 내면에 있는 선한 양심과 갈등을 일깨우는 인물이 됩니다. 피에로는 글린다에게 '진짜 사랑이란 무엇인가, 진짜 나다운 선택이란 무엇인가'를 묻게 만드는 존재인 것입니다.
[위키드: 파트 1]에서 피에로가 중요한 이유
피에로는 [위키드: 파트 1]의 서사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적 각성, 도덕적 성장, 사회에 대한 비판의 가교 역할을 합니다. 그는 흔한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엘파바의 인간적인 면모를 이끌어내는 촉매제이며 글린다가 사회적 가면을 벗는 계기를 주는 거울입니다. 또, 무조건 선과 악으로 나뉘지 않는 세계를 인식하게 하는 시선을 제공합니다. 피에로는 [위키드: 파트 1] 세계 안에서 '자유 의지'와 '양심'이라는 키워드를 구현하는 인물이며 누구보다 부드럽고 따스한 방식으로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한 선택을 하는 인물입니다.
오즈의 마법사와 마법학교 교장(마담 모리블)
영화 [위키드: 파트 1]에서 오즈의 마법사와 마법학교 교장인 마담 모리블은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권력, 체제, 그리고 그 체제가 만들어내는 불의와 왜곡된 진실을 상징합니다. 이 둘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억압과 조작을 대표합니다.
오즈의 마법사: 권위와 이미지 조작의 상징
오즈의 마법사는 겉으로는 강력하고 위대한 지도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마법 능력도 없는 사기꾼입니다. 그는 권력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공포 정치와 조작을 통해 자신의 지위를 유지합니다. 그는 엘파바의 마법적 재능을 두려워하고, 이를 억누르기 위해 '나쁜 마녀'로 몰아세웁니다. 이는 체제가 이해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존재를 악으로 규정하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그는 진실보다는 자신의 지위를 중요하게 여기며, 대중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조작합니다. 이것은 오늘날의 미디어, 정치, 권력 구조를 비판하는 메타포로 읽힐 수 있습니다. 그는 무능하지만 이미지와 선동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체제, 진실보다 대중의 믿음을 우선시하는 통치 방식, '나쁜 자'를 만들어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정치적 술수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마법학교 교장(마담 모리블): 권력에 봉사하는 지식인/기관의 상징
마담 모리블은 마법학교의 교장이자 말재주를 이용해 권력을 돕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권력의 충견으로, 엘파바를 처음에는 끌어들이려 하다가, 위협이 되자 가차 없이 버리고 맙니다. 그녀는 학문과 교육, 그리고 언론이라는 도구를 통해 권력을 합리화합니다. 예를 들어, 동물들이 말을 못 하게 되는 사건에서조차 '질서를 위한 조치'라며 정당화합니다. 그녀는 마법학교라는 지식의 공간을 통해 청년들을 체제에 복속시키는 역할을 하며, 특히 글린다와 같은 순응적인 학생을 체제의 얼굴로 만들어 냅니다. 마법학교 교장은 권력에 봉사하는 교육자, 지식인, 언론인을 상징합니다. 또, 체제를 정당화하고 비판세력을 '이단'으로 만드는 기제와 엘리트 집단의 변절과 도구화를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오즈의 마법사와 마법학교 교장
두 인물의 상징을 통합해서 보면 이 둘은 함께 작동합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대중을 조작하고 공포를 퍼뜨리는 정치권력의 상징이라면, 마담 모리블은 이를 뒷받침하는 지식인과 제도권의 상징입니다. 엘파바는 이 거대한 구조 속에서 양심과 정의를 따르려다 '악'이 되는 존재입니다. 그녀는 이 체제에서 살아남기보다 진실을 선택하고, 결국 추방자이자 저항자가 됩니다. 영화 [위키드: 파트 1]은 전통적인 '선과 악'의 프레임을 해체하면서, 우리가 익숙하게 믿어온 이야기 구조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와 마담 모리블은 '정통 서사'를 만든 장본인이자, 진짜 영웅을 악당으로 만든 스토리텔러들이기도 합니다.
오즈의 마법사 VS 위키드
시점의 전환: 악당이 주인공이 되다
오즈의 마법사는 도로시가 주인공입니다. 어린 소녀가 강풍에 휘말려 오즈에 떨어지고, 그곳에서 겪는 모험과 성장,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여정이 중심입니다. 그녀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서쪽의 나쁜 마녀(엘파바)'는 단지 무찔러야 할 존재로 그려집니다. 반면에 [위키드]의 주인공은 엘파바입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단지 '나쁜 마녀'로 불렸던 그녀가 사실은 정의롭고 강한 신념을 가진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즉, 악당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이며, 기존 이야기에서 조연이자 '악'의 화신으로 여겨졌던 존재가 이 작품에선 가장 인간적인 주체로 그려집니다. 이 시점 전환은 단순한 패러디가 아니라, 역사 속 '악마화된 인물'에 대한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서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전환입니다.
선과 악의 경계가 흐려진 세계
오즈의 마법사는 선과 악이 명확히 나뉘어 있습니다. 착한 마녀 글린다 vs 나쁜 마녀 엘파바, 마법사의 위선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키드]에서는 도덕의 흑백 구도가 완전히 해체됩니다. 엘파바는 외모로 인해 차별받지만 강한 정의감을 지닌 인물이며, 글린다는 겉으로는 완벽하지만 점차 자신이 따르던 질서가 부조리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오즈 마법사는 대중을 속이는 인물이며, 사회는 선한 의도조차 왜곡합니다. 결국, [위키드]는 '누가 진짜 악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구조적 억압 속에서 왜곡된 진실과 권력의 작동 방식을 비추는 작품이 됩니다.
등장인물의 인간화
오즈의 마법사 등장인물들은 도로시의 여정을 돕는 단편적인 캐릭터들입니다.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 모두 도로시의 성장을 위한 장치이자, 상징으로 활용됩니다. [위키드]의 모든 캐릭터는 자신의 사연과 내면, 성장의 여정을 가진 인간입니다. 엘파바는 정치적 각성을 겪고, 글린다는 인기와 명예 사이에서 방황하다 인간적 선택을 하며, 피에로는 단순한 왕자 캐릭터가 아닌, 두 사람 사이에서 갈등하고 진심을 선택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마법과 사회비판의 접목
오즈의 마법사는 판타지적 세계에서의 모험 중심이며, 사회적 메시지는 간접적입니다. 하지만 [위키드]에서의 마법은 단순한 힘이 아니라, 소수자 억압, 권력의 위선, 진실의 왜곡 등 현실의 문제들을 드러내는 장치로 쓰입니다. 동물 교수들의 탄압, 엘파바의 마법이 위협으로 간주되는 사회적 시선, 진실을 숨기고 조작하는 마법사의 존재 등은 실제 세계의 억압 구조를 반영합니다.
뮤지컬적인 서사의 힘
오즈의 마법사가 영화적 서사 안에 음악이 삽입되는 방식이라는 [위키드]는 본래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출발한 만큼, 노래 자체가 서사를 이끌고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대표곡인 'Defying Gravity'는 엘파바가 체제에 맞서 독립적인 주체로 떠오르는 순간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뮤지컬의 음악과 노래를 통해 감정, 선택, 변화가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전달됩니다.
결론
[위키드]는 단순히 기존 명작의 프리퀄이 아니라, 그 세계를 구성하던 윤리, 권력, 시선 자체를 해체하고 다시 쓰는 이야기입니다. 그 안에서 엘파바와 글린다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진실'을 찾아가며, '과연 우리는 누구의 시선으로 선과 악을 판단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깁니다. 기존 오즈의 마법사가 보여주지 못한 인간의 복잡한 내면과 사회적 통찰이 [위키드]를 진정한 현대적 판타지로 만들어 주는 이유입니다.
감상평: [위키드: 파트 1]에서 발견한 뮤지컬 영화의 매력
[위키드: 파트 1]은 예]했던 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습니다. 영화가 선사하는 순수한 즐거움과 음악적 완성도, 시각적 스펙터클, 그리고 캐릭터들 간의 깊이 있는 관계성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뮤지컬 영화의 완성도
뮤지컬 영화는 자칫 과장된 감정 표현이나 부자연스러운 노래 전환으로 인해 몰입도가 떨어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키드: 파트 1]은 이러한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습니다. 모든 장면에서 음악과 서사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며, 각 넘버는 단순한 삽입곡을 넘어 캐릭터의 내면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장치로 기능했습니다. 특히 엘파바와 글린다가 처음 만나 갈등을 드러내는 "What is This Feeling?" 장면은 뮤지컬 장르만이 구현할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보여줍니다. 두 인물의 반감을 오페라적 스케일로 표현하면서도 코미디적 요소와 리듬감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자연스러운 몰입을 유도합니다.
엘파바라는 캐릭터의 매력
엘파바는 전형적인 주인공을 넘어선 진정한 뮤지컬 히어로입니다. 처음에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점차 자신만의 신념과 가치관을 확립해 나가며 보는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그녀의 성장 과정은 개인의 정체성 확립과 사회적 편견에 맞서는 용기를 갖게 합니다. 무엇보다 "Defying Gravity"는 이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비행 장면을 넘어서, 조명과 음향, 무대 장치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보는 사람에게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이 장면에서 엘파바가 보여주는 해방감과 의지는 감동적이며 공감하게 됩니다.
글린다! 사랑스럽고 엉뚱한 캐릭터
글린다는 작품 전체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영화 내내 그녀 특유의 톤과 몸짓으로 코미디를 책임지는데, 그 연기가 얄미울 정도로 능청스럽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녀의 코미디적 요소와 사랑스러운 캐릭터성은 작품의 무거운 주제의식과 절묘한 대비를 이룹니다. 특히 "Popular"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순수함과 엘파바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은 단순한 코미디 릴리프를 넘어선 깊이를 드러냅니다. 두 인물의 관계 발전 과정은 이 작품의 핵심적인 서사로 처음의 대립에서 시작해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는 과정은, 단순한 우정을 넘어서 각자의 가치관과 선택을 인정하는 성숙한 관계로 발전합니다. 이러한 관계성의 변화는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깁니다.
시각적 완성도와 연출의 탁월함
[위키드: 파트 1]의 세트 디자인과 의상은 무대 뮤지컬의 화려함을 영화적 스케일로 성공적으로 확장했습니다. 오즈 시티의 황금빛 거리에서부터 마법학교의 웅장한 공간까지, 모든 장면이 세심하게 구성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 안무와 음악의 조화 역시 뛰어납니다. 각 장면마다 등장하는 군무와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음악과 완벽하게 동조되어, 자연스럽게 리듬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엔터테인먼트와 메시지의 균형
[위키드: 파트 1]의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오락성과 주제의식 사이의 절묘한 균형입니다. 영화는 '정의'와 '악'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구성되고 해석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제기하면서도, 이를 무겁지 않게 전달합니다. 유쾌한 음악과 화려한 볼거리를 통해 몰입시킨 후, 자연스럽게 더 깊은 성찰로 이끄는 구성은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줍니다. 엔딩에서 엘파바가 떠난 후 글린다가 보여주는 복잡한 감정은 이 작품이 남기는 여운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화려한 스펙터클이 끝난 후에도, 두 인물의 관계와 그들이 마주한 선택들에 대한 생각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자연스럽게 후속 편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났습니다. 이는 단순히 미완성된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서, 이 작품이 구축한 세계관과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오래지 않아 [위키드: 파트 2]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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